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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의 관심사

30년전과 현재 강동구 - 김기찬 사진작가

http://media.daum.net/society/affair/view.html?newsid=20060912182622205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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골목풍경 사진작가 김기찬 씨의 잃어버린 풍경 (눈빛 출판사) 이라는 사진집을 보면 위 사진이 다음과 같이 소개되어 있다.

"주인잃은 문인석(1981년 4월 서울 강동구 고덕동)"
서서히 들어차기 시작하는 아파트…주인잃은 문인석…결국 봉분의 주인공도 먼 길을 다시 한번 떠났다.


내가 강동구에 25년 이상, 그리고 지금은 고덕동에서 살고 있다보니 28년전 고덕동이라고 소개된 이 사진에 유독 관심이 갔다. 과연 이 사진은 어디서 찍은 것일까? 고덕동 명일동 쪽은 내가 손금 보듯 거의 다 알고있는 동네인데.

그래서 수사에 착수했다.

먼저 이 사진에서 가장 큰 단서는 뒤에 보이는 아파트 3동이다. 고덕동 주변에는 저런 5층짜리 아파트가 엄청 많이 있다. 대단지만 해도 고덕 1~7 단지 주공아파트, 고덕 공무원아파트, 고덕 시영아파트, 암사동 강동아파트 1~2 단지 등 너무 많아서 저 사진의 주인공은 찾을 수 없을 것만 같다.

게다가 강동아파트와 고덕 1 단지는 이미 재건축이 완료되어 사라졌고, 나머지 저층 아파트들도 재건축이 한참 추진중이기 때문에 곧 사라질 운명들이다. 빨리 찾지 않으면 영원히 찾을 수 없을 것이다.

이런 대단지들 말고 후보로 생각되는 곳이 한군데 더 있다. 외곽순환 고속도로 상일IC를 지나 하남 방향으로 가다보면 오른쪽에 핑크색 아파트들이 보인다. 사진을 보면 아파트 단지가 대단지도 아니고 조촐하게 3 동만 보인다. 아무래도 대단지 보다는 하남시 초일동에 있는 이곳이라고 생각되어 찾아 나섰다.

상일동에서 강동-하남 경계를 지나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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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사골천, 초이천을 지나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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외곽순환 고속도로 옆으로 가다보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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모 군부대가 나온다. 그리고 핑크색 아파트 3동을 발견했지만 사진촬영 금지라고 써있는 담벼락에서 사진 찍기가 괜시리 겁이 났다. 그곳은 군인 아파트였다.

이제 두번째 단서인 저 문인석만 찾으면 되는데 어디에도 문인석은 없었다. 내가 괜히 오바해서 헛다리 졒은 것일까? 하고 실망을 하고 있던 찰나,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차들이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 쪽으로 가보았다. 그리고 도로 밑으로 난 굴로 들어가 나와보니  그곳엔 농촌형 공장 및 창고들이 있는 조그만 마을이 있었다. 이제 무덤만 찾으면 되는데 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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도로명을 보니 능밑길이다. 그것은 근처에 무덤이 있다는 뜻. 그리고 언덕으로 조금 올라가 보니 정말 무덤이 있었다. 그때의 쿵쾅거리는 가슴이란 ... 그리고 그곳에서 반대쪽 아파트를 보니 ... 쨘~ 이것이 바로 그 핑크색 군인 아파트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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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제 28년전 김기찬 사진 작가가 서있던 바로 그 자리에서 인증샷만 찍으면 되는 것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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남의 무덤에 들어가서 사진 찍는 것이 좀 찝찝하긴 했지만, 28년전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그 모습에 나 혼자 감동하고 말았다. 사진 설명에서는 결국 봉분의 주인공도 먼 길을 다시 한번 떠났다. 라고 했지만 봉분의 주인공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그 후손들도 그곳을 계속 차지하고 있었다. 다만 봉분의 주인은 아파트와 사이에 10차선 고속도로가 들어서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.
 
작가님 그리고 그곳은 고덕동이 아니에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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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. 2009.10.31 14:41

    잘 보았습니다. 하늘에 계신 작가님한테도 전해지겠네요

  • kei 2010.06.20 22:15

    '강동구 고인돌'을 검색하다가 여기까지 왔네요, 저도 김기찬 작가의 사진집 '잃어버린 풍경'에서 사진을 본 적이 있습니다. 당연히 없어졌으리라 생각했었는데, 아직도 거의 비슷한 풍경으로 남아 있다니.. 포스팅 하신 글 잘 보았습니다.